일상생활

순암 안정복의 아기설중에서

내동 2017. 5. 18. 23:41

順庵 安鼎福(1712~1791) 순암 안정복 의 순암집19 -아기설(啞器說) 중에서 -

 

내가 서울에 갔을 때 시장에서 어떤 그릇을 보았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평평하며 속은 비었고 꼭대기는 일자(一字)형태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못보던 것이라 마부에게

이것이 무슨 그릇이냐?” 하고 물으니

벙어리입니다 입이 있으면서 말을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이름 붙였습니다. 아이들이 돈이 생기면 그속에 넣었다가 가득 찬 뒤에 부수고 꺼내니 돈을 함부로 쓰지 않고자 함입니다.“ 하였다.

 

곁에 있던 여관 주인이 말하였다.

이 그릇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사람이 마땅히 말을 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벙어리와 다름 없다고 풍자하는 것이

그 하나요. 사람이 말을 해서는 않될 때 말을 하면 재앙을 겪게 되니 마땅히 벙어리처럼 있어야 한다고 경계하는 것이 또 하나입니다.

 

이제 만약 나무라는 것을 반성 한다면 장차 조정에서 명신이 될 것이며

그 경계하는 바를 알아 그것을 따른다면 당연히 처세하는데 통달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今若知其譏而反之 則將爲朝廷之名臣(금약지기기이반지 즉장위조정지명신)

知其戒而法之 則當爲處世之通人 (지기계이법지 즉 당위처세지통인)

안정복은 남인으로서 영조시대에 대표적인 사서로서 안정복의 [동사강목]은 주자의 대의 명분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편년체 방식으로 단군 조선에서 고려 말까지 우리나리의 역사를 엄밀하게 고증하고 객관적으로 기술하여 고증사학의 학문적 토대를 구축했던 인물로 평가 받는 사람이다. 벼슬로는 목척 현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