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후미진 곳에서 - 이향아
이 세상 후미진 곳에서
나를 아직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나 보다
용서할수 없음에 뜬 눈으로 밤이 길고
나처럼 일어나서
불을 켜는 사람이 있나보다.
즐펀히 젖어 있는 창문께로 가서
목늘여 달빛을 들여 마시면
나를 적셔 흐르는 깨끗한 물살
반가운 소식처럼 퍼지는
예 감
나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보다
용서받지 못할 일을 내가 저질렸나 보다
그의 눈물 때문에 온종일 날이 궂고
바람은 헝클러진 산발로 우나보다
그래서 사시철 내마음이 춥고
바람결 소식에도 귀가 시린가 보다.
- 이향아 의 "이세상 후미진 곳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