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식부인

내동 2020. 6. 26. 08:01

息婦人(식부인)

지금 총애를 받는다고 옛정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지 마오.

꽃을 보고도 눈물만 그렁그렁, 초왕과는 말도 나누지 않았다오.

莫以今時寵 能忘舊日恩 (막이금시총 능망구일은)

看花滿眼淚 不共楚王言 (간화만안누 불공초왕언)

-息婦人 (王維)(701~761)

식부인은 춘추시대 식국(息國)군주의 아내다. 초나라 문왕(文王)이 식국을 정벌하고 식부인을 빼앗아 오자 식국 군주는 울분을 삭이다 병사하고 말았다.

끌려온 식부인은 문왕과의 사이에 두아들을 낳았지만 문왕과는 말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궁중생활이 호사롭고 풍족했지만 꽃을 보고도 눈물을 쏱을 정도로 식부인은 옛 남편을 그리워했고 그 만큼 문왕에 대한 원망도 깊었다.

윗 시는 당나라 현종의 친형 영왕(寧王)의 연회석에서 왕유(王維)라는 젊은 시인이 지은 시이다.

영왕은 수십명의 미녀를 곁에 두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 어느 날 떡장수의 아내 미색에 반하여 여자를 탈취 해왔다. 1년이 지나 한 연회석에서 영왕이 여자에게 물었다. ‘아직도 남편을 그리워하는가?’ 그간 영왕의 총애를 듬북 받았 지만 여자는 묵묵부답, 대꾸도하지 않았다.

영왕이 떡장수를 불러 들였고 남편을 본 여자는 눈물을 오락 쏱아 냈다, 연회에 모인 손님들이 이 애절한 장면을 묵도하고 동정을 금치 못했다. 분위기가 싸늘 했지만 영왕은 개의치 않고 다들 시 한수를 지으라고 명했다.

첫 번째 지목자가 왕유였다. 왕유는 떡장수의 아내를 식부인에 빗대어 그대가 아무리 총애한들 남편을 향한 내 마음은 변 할리 없소, 그대와 말도 섞기 싫소, 여자의 심정을 간파한 왕유는 영왕의 횡포를 비꼬아 이렇게 시로 나타 냈다. 젊은 시인의 기개와 용기가 돋보인다.

-이준식의 한시 한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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